현재 우리나라 백색시유 시장은 인구절벽과 대체식품의 확대로 소비 침체가 장기화 된 가운데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수출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정부·낙농가·유업체는 힘을 모아 국내 우유 공급 과잉을 해소하는 한편 낙농가의 소득 증대를 돕기 위해 중국으로의 우유 수출을 적극 추진했다.
2008년 서울우유가 시유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해 연세, 남양, 빙그레 등 타 유업들이 이를 뒤따르면서 2012년 중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 했다. 특히 멜라민 분유 사태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산 제품의 안전성과 신선함을 인정받아 수출에 가속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9년간 15개에 달하는 유업체들이 중국시장의 진출에 성공했는데 유통망 확보, 유통비 증가, 현지 전문가 부재 등 장벽이 가로 막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진출에 그치지 않고 중국 내수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왜 중국인가
국내 유업체들은 국내 유제품 시장의 포화로 인해 새로운 판로확보를 위해 중국수출카드를 선택했다.
중국 유제품 시장이 우리나라 유업체들에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광활한 시장규모와 중국인들의 의식변화를 꼽을 수 있다. 중국의 전체 유제품 시장규모는 2012년 기준, 2927억 위안 즉 우리나라 화폐단위로는 53조원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의 10배 수준이며, 1인당 소비량도 매년 4.4% 이상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2008년 발생한 중국산 분유의 멜라민 파동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산 유제품 대신 수입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유업체들에게 기회로 찾아왔다.
2013년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식품안전성 정책을 강화하고 자국 유가공 사업을 키우기 위해 로컬기업의 60% 정도를 퇴출시킨다는 칼을 빼들었다. 지난 2008년 멜라민 분유 사태로 6명의 유아가 사망하고 30만 명의 유아가 질병을 앓으면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 로컬업체 20~30%가 없어졌다.
이후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가 로컬 상위 업체와 제휴를 맺거나 자체 상품으로 시장 확장에 나서면서 중국 분유 시장은 성장세를 보여 왔다.
지난 2011년 멍뉴의 우유에서 아플라톡신이 검출되고 2012년 광밍유업의 세제우유파동이 이어지는 등 중국 내 유제품 시장에서 안전성 이슈가 계속되면서 직수입 완제품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들이 입지를 다지기 좋은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유업들(2013년 6월 기준, 15개)이 대거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수출량은 2012년 기준 8308톤으로 2011년 3616톤 대비 129.8%가 증가하면서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중국의 2015년 현재 원유로 환산한 우유·유제품 수입량은 190만 톤에 달한다. 또한 2016년부터 1자녀 정책의 폐지에 따라 어린이용 조제분유를 포함한 고급유제품의 수입을 통한 소비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수출현황
2011년 FMD를 겪은 이후부터 수출이 본격화 되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총 수출 금액은 2015년 1억 2600만 달러로 FMD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1년 보다 4배 이상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이중 우유는 지난해 1700만 달러로 2011년 대비 164배가 성장했다.
현재 중국에는 남양유업, 매일유업, 롯데푸드가 조제분유를 수출하고 있다. 조제분유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9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백색시유를 비롯한 기타 유제품은 십여 개의 유업체가 수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연세우유는 올해 6월 중국 최대 유제품 생산업체인 내몽고 이리실업과 향후 10년간 총 4000억 원 규모의 우유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수출전략 다변화
연세유업이 이리실업과의 계약으로 합작 브랜드를 만든 것은 중국 시장에 다양한 유통망을 통한 수출을 위해서다. 중국시장의 특성상 수입브랜드의 직접적인 시장진출보다는 자국내 기업과의 합작형태를 취해야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올해로 중국진출 9년째를 맞이한 서울우유는 중국 고소득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마케팅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성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을 세웠다. 따라서 서울우유의 우유는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중국소비자의 장바구니까지 전 과정이 냉장유통이 이뤄져 안전과 신선도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 잦은 법규 변경 제동이 관건
국내 유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정부의 잦은 법규 변경과 규제 강화다. 이는 특정 업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유업체의 수출 길에 발목을 잡는다. 2009년부터 열린 중국 수출 길에 가장큰 위기는 2014년 이었다. 2014년 5월 중국 정부에서 돌연 수입산 유제품 생산업체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국내산 유제품 수출이 일제히 중단됐었다.
때문에 국내 유업체 중 매일유업 상하공장, 서울우유 거창공장, 연세우유 아산공장 등 중국이 새롭게 정비한 수입산 유제품 생산업체 등록제에 부합하는 시설이 있는 유업체가 우선 수출이 재개됐으며 타 유업체들은 오랜 시간동안 수출이 중단된 상태가 이어졌다.
중국의 이러한 조치 이후에는 현재 중국에 수출하는 우유는 120℃에서 약 15초간 살균하는 이른바 중국기준의 조제우유로 전환됐다.
◇지리적 이점 살려 시장 안착해야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이 가장 좋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네슬레, 아사히, DMK등 해외 유제품 생산기업들에 비해 신선도 면에서는 우수하다. 때문에 백색시유 즉 흰 우유의 수출이 가능하다. 중국내 각종 마트, 백화점 등을 살펴보면 수입유들중 멸균유 형태가 아닌 신선유는 우리나라 수출제품이 대부분이다. 다른 낙농선진국들의 경우에는 멸균유를 중국 시장에 비교적 저렴하게 수출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국산우유의 가격은 1리터에 우리돈 6300원. 중국산보다 두 배 이상 비싸지만 먹거리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중산층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나 중국인들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유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프리미엄 우유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나라 흰 우유의 안정적인 수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우유 시장의 특성상, 우리나라 유업체들은 대부분 백색시유를 수출하고 있는데, 일반 중국인들이 사먹기에는 다소 비싼 가격으로 형성되어있지만 중국인들 사이에서 안전성과 우리나라 우유의 우수성은 많이 인정받은 편으로 지속적인 홍보 마케팅과 타 수입품들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한 프리미엄 시장을 구축한다면 내수시장에 안정적인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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